미디어센터의 방향성을 이야기할 때 '시민 참여'는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 중 하나입니다.
활동 영역과 지역에 따라 시민 참여가 활발한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가 있을 텐데요,
이번 <미디어센터 이슈>에서는 지역미디어센터가 케이블 방송, 지역 지상파 라디오/방송 등과 협력하여 진행하고 있는 '시민 미디어 참여' 프로그램 사례를 살펴봅니다.
앞으로 시민들과 더욱 함께하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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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미디어 참여, 공유하고 연결하여 요구하기
허 경(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이사, TBS 시민협력팀장)
「한국 미디어교육 지형 분석 및 발전 방향 연구」(김서중/정수영, 시청자미디어재단, 2019.11)에서는 미디어교육에 대한 지역미디어센터 및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전미협)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의 의의는 다양한 미디어센터들의 현실을 극복하고 최소한의 협력 지점을 찾아내려는 노력과 미디어교육에서 시민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점에 있다. 전미협은 협회를 통해 회원이나 협력 단체인 미디어센터의 단일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미디어센터들의 현재를 유지하면서 오히려 이를 위한 미디어교육 정책을 지향하는 것이다. 미디어센터들의 버팀목이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미디어교육의 제도화에 노력한다는 점에서 기여한 바가 크다.”
”미디어교육지원법 추진위원회에 적극 활동했던 단체가 전미협이다. 시민 진영의 차이와 자발성을 인식한 전미협의 참여는 미디어교육지원법안이 상의하달식으로 구성되지 않게 하는데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이 내용을 서두에 소개하는 이유는 ‘시민의 미디어 참여’ 분야의 활동에서도 지역미디어센터가 만들어 온 성과들이 많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또한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지만, 미디어교육 관련 민간의 제 주체들이 수년간 미디어교육지원법안을 함께 만들어 낸 것과 달리, 시민의 미디어 참여와 관련해서는 지역미디어센터의 다양한 성과와 실험들을 포함한 민간주도의 상향식 정책생산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10년 동안 시민의 미디어 참여 정책은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제작지원사업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고, 발전하는 미디어기술 환경과 성장하는 민주시민역량을 반영하며 조정‧발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지체와는 별개로, 새롭게 시도해온 지역미디어센터 및 민간의 ‘시민 미디어 참여’ 관련 활동 사례를 아래에 간단하게 소개한다.
○ ‘티브로드 전주방송 + 전주시민미디어센터 + 마을미디어’의 <우리동네TV>
<우리동네TV>는 전주, 완주, 무주, 진안, 장수를 방송권역으로 하는 티브로드 전주방송에서 격주로 방송되는 새로운 시민참여프로그램으로 2015년 가을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전주시민미디어센터가 지역 마을신문 등 마을미디어 및 시민들과 함께 하고 있는 <우리동네TV>는 기존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다. 시민이 제출한 완성된 영상을 단순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방송사의 스튜디오를 활용해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송출한다. 이 과정에 교육, 컨설팅 등이 병행되며 이를 전담하는 활동가 1인에 대한 활동비를 티브로드 전주방송이 지원하고, 전주시민미디어센터는 다양한 지원을 도맡고 있다.
이 시도를 통해 축적된 유무형의 성과와 역량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마을미디어와 시민들이 직접 선거방송을 만들고 티브로드 전주방송에서 편성하는 <우리동네 선거방송>으로 이어져, 제6회 전북민주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합병되면서, 기존 시민참여의 성과를 어떻게 확대‧심화하게 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우리동네 TV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jeonjuvillag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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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BS FM +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의 <우리동네 라디오>
<우리동네 라디오>는 서울 지역에서 활동하는 마을미디어들이 연대하여 TBS FM의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고 있는 사례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15분씩 서울 지역의 마을미디어활동가가 직접 지역‧공동체의 이슈와 이야기를 다룬다.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를 대표하는 시민PD가 TBS 제작진과 협업하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으며, TBS는 시민PD에게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의 교육과 지원을 통해 등장하고 성장해온 마을미디어들이 서울 지역 지상파 라디오를 통해 더 많은 시민, 청취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모델이다. 최근 방송 횟수가 250회를 넘어섰으며, 수원, 부천 등 경기 지역 마을미디어에서도 함께 하고 있다. 최근 독립재단으로 새롭게 출범한 TBS는 시민에게 더 많은 자원과 권한을 배분할 계획이다.
사진출처: TBS 홈페이지
▶ TBS FM 우리동네 라디오 홈페이지
http://www.tbs.seoul.kr/cont/FM/radio/intro/intro.do?programId=PG206167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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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 원주영상미디어센터’의 <KBS 시민리포터 양성과정>
원주영상미디어센터는 원주KBS와 협력하여 ‘원주시민들이 직접 만드는 시민참여 라디오 <KBS 시민리포터 양성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원주시민 20대 ~ 60대를 대상으로 하며, 이 과정을 수료한 시민리포터들은 KBS원주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의 ‘시민리포터가 전하는 원주 이야기’ 코너에 2주마다 1회씩, 직접 구성·취재·녹음한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 있다.
사진제공: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원주영상미디어센터의 교육, 제작지원 노하우, 인프라가 공영방송 KBS의 시민참여, 지역성 강화를 위한 시도를 만나, 원주시민들은 다른 지역보다 미디어를 통해 지역에서 소통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게 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원주시민의 세금, 원주시민도 내는 수신료를 통해 운영되는 두 주체의 소중한 시도가 전국의 어느 지역 KBS로 확산될 지 지켜볼 일이다.
▶ 원주영상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wjmcenter/videos/1465126526989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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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부산의 시민사회와 부산MBC가 함께 2005년부터 제작하고 있는 국내 최장수 시민참여프로그램인 <라디오 시민세상>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는 부산MBC와 시민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지역 소식을 방영하는 새로운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이 사례들은 지역미디어센터, 시민사회, 마을미디어 등 민간의 노력과 시도가 포함되어 있지만, 케이블방송, 지역 지상파 라디오, 지역 지상파 방송 등 미디어 사업자들의 혁신을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시민/시청자의 눈높이에 다가서고, 언론/미디어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방송, 미디어 사업자들의 이와 같은 노력은 더욱 확산될 것이며, 지역미디어센터는 이들과 함께 협업하기 위한 더 많은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
역량은 이미 지역미디어센터 활동가들에게, 지역미디어센터와 함께 하는 시민과 이용자들에게, 지역미디어센터의 중요한 파트너인 미디어교육강사들에게 있다. 그리고 우리는 시민의 미디어참여와 관련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새로운 기획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다. 이제 시민의 미디어참여에 대한 현장의 요구를 정리하고 지체된 정책을 아래로부터 갱신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