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디어센터 이슈>는 코로나19 특집으로 준비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미디어센터, 마을미디어, 미디어교육 강사 등 모두가 힘을 합쳐 이 난관을 뚫고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장기간 '생활방역'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등등, 마음 복잡한 이야기들도 들려옵니다.
모두 고민스럽겠지만, 바로 그 고민에서부터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모색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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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공동체FM, 코로나19 특집 생방송으로 공동체의 위기를 함께 하다
김경민(성서공동체FM PD)
2월 18일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하고, 며칠 사이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방송국도 모든 녹음이 중단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하다 고민 끝에 <코로나19 특집 생방송>을 하기로 결정했다. 여러 사람이 모여 방송하는 것이 조심스러워 최소한의 인원으로 방송을 준비했다. 급하게 방송을 준비했고, 특집으로 한 번만 진행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거창한 계획도 없었다.
당일 발표되는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의 브리핑을 요약하여 알리고, 녹음이 중단되어 방송국에 나오지 못하는 방송회원들이 전해주는 각자의 상황이나 생활을 공유하고, 코로나19 관련하여 잘못 퍼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정리해 한 회 방송을 마쳤다.
방송을 마친 후에 진행을 맡아주신 방송회원 정윤영님이 앞으로도 방송을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비춰주셨다. 모두가 같이 상황을 극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코로나19 특집 생방송>은 시작되었다.
▲ 코로나19 특집 생방송 1회 / 성서공동체FM 사무국장 이경희(왼), 방송회원 정윤영(오)
<코로나19 특집 생방송>을 주 3회로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부터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각자가 계신 상황에서 소식을 전달해주시는 방송회원님들, 진행을 맡아주신 분들, 대본을 작성해주신 분들 등, 그러나 그중에서도 전화연결을 통해 많은 분들이 방송에 참여해 코로나19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을 전해주셨다.
“저는 괜찮습니다. 어차피 누구라도 해야 할 일이니까요.”
“가족들과 면회조차 안 되는 상황에서 혼자 버텨내야 하는 환자들을 보는 게 제일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이런 감염병을 대비해 병원 인력을 충원해서 평소에 중증환자 진료를 위한 교육, 매뉴얼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 칠곡경북대학교 간호사 박유경
“대구에도 병상은 많습니다. 인구대비 병상이 많거든요 그렇지만 그것이 공공병상이 아니고 사립대학병원들 그리고 아주 경쟁에 내몰려있는 그런 3차 병원의 병상들이기 때문에 그런 병상은 이런 감염병 확산에 있어서 시민들을 위해서 큰 역할을 할 수가 없지요. 이번에 동산병원이 병상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사실 더 큰 심각한 문제들이 많이 있었을 텐데, 민간에 부탁할 것이 아니고 공공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공공병원을 더 만든다던지, 공공의료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구경북 인도주의 실천 의사협의회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동은
“대구, 경북의 경우 뜻하지 않게 고립되어 있는 느낌을 많이 받으실 텐데, 이것들이 그래도 교류나 연대가 끊기지 않고 같이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어서 고립의 상태가 해소되고 빨리 만날 수 있길 바라봅니다.”
- 광주 문화콘텐츠 잇다 대표 이순학
“언젠간 끝이 와요, 나를 격려하고 좋은 일 하세요. 규칙을 지켜 가짜 뉴스에 속지 말아요. 도움 줄 곳, 도움 받을 곳에 연락을 해봐요. 지나친 감정에 흔들리지 말아요. 끝은 온다구요, 끝은 온다구요.” (코로나 극복을 위한 노래 `언젠간 끝이 나요`)
- 이종일 놀이연구소 소장 이종일
이외에도 직접 사비를 들여 천 마스크를 제작해 나누어 주신 이야기, 지원이 끊긴 취약계층에 계신 분들에게 김밥 도시락을 전달한 단체의 이야기, 전남에서 보내주신 구호 물품을 섬진강휴게소에서 전달받았던 이야기 등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또 코로나19 라디오 캠페인을 통해 보내주신 광주시민들의 응원의 목소리, 서울의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스태프들이 “대구시민들 힘내세요! 함께 노력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마을미디어 파이팅! 성서공동체 파이팅!!”이라고 만들어 보내주신 영상들 덕분에 힘을 얻어 방송을 잘 채울 수 있었다.
▲ 대구경북 인도주의 실천 의사협의회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동은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 김밥도시락 싸는 사람들
3월 18일을 마지막 방송으로 한 달여간의 코로나 19 특집방송이 끝났다. 한 달여간 방송하면서 많은 감정들을 느꼈다. 힘들 때도 있었고, 뭉클할 때도 있었고, 슬플 때도 있었다. 하지만 방송이 끝나고 나서, "꼭 필요한 방송을 해주어서 고맙다", "특집방송이 아니었다면 알지 못했을 이야기들을 들어서 좋았다", "재난 상황에서의 지역의 이야기를 기록해주어서 고맙다" 등의 이야기들은 매번 방송을 준비하며 어떤 내용을 들려드려야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며 힘들어하던 기억을 모두 잊게 해주었다.
방송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그냥 지역의 방송국이니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시작했지만 처음 겪는 위기와 재난 상황 속에서 공동체, 그리고 소외된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고 함께 이 상황을 이기고 극복하려는 사회 곳곳의 작은 노력들을 전달하는 일이 공동체 라디오, 지역 라디오의 역할임을 분명히 깨닫게 되었다.
방송은 끝이 났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진행되고 있다. 특집방송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소식을 종종 방송할 예정이다. 다음 방송에서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어 다시 사람들이 일상의 평화를 되찾았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다.
▲코로나19 특집방송 참여자 / (왼쪽부터) 방송회원 김지나, PD 김경민, 방송회원 정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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