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발표문
‘2023년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총회에 부쳐’
2013년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의 이름으로 개최한 첫 총회 후 10년이 지난 2023년 총회를 마쳤습니다. 영상미디어센터, 시민미디어센터, 마을미디어지원센터, 시청자미디어센터 등 이름은 다르지만, 전국 각지에서 일하고 있는 지역미디어센터 동료들과 올 한해 활동을 함께 계획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전합니다.
지역미디어센터는 디지털미디어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시민·공동체의 미디어리터러시 함양과 미디어참여를 지원하는 지역의 전문조직이자 시설입니다. 지역미디어센터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미디어의 주인이 되고 문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각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사업과 활동을 펼쳐 왔습니다.
2010년 9개소로 시작하여 현재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회원센터는 41개소가 되었고 10개 시군에서 개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역미디어센터가 늘어나고 운영 연차가 쌓일수록 이용자와 시민주도 미디어동아리·단체도 늘었고 시민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콘텐츠가 더 많은 채널과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고 있습니다.
지역미디어센터와 함께 미디어교육, 시민콘텐츠창작, 마을공동체미디어, 공동체상영 등의 분야에서 체험하고 배우고 만들어 참여해 온 시민·공동체는 스스로 성장하는 기쁨을 느끼고 일상과 지역의 작은 변화를 체감해 왔습니다. 지역미디어센터 이용자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응원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자 존재근거입니다.
지역미디어센터의 설립이 막 시작되었던 2000년 초반과 달리,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가 추구해왔던 도농 간, 세대 간 격차 없이 모두가 미디어리터러시와 미디어참여 기회를 가질 권리의 실현은 보편적인 사회과제가 되었습니다. 지역미디어센터는 주민자치, 문화도시, 도시재생, 농촌활력, 평생교육 등 지역민의 생활과 밀접한 정책분야와 만나 사업과 활동의 지평을 넓혀왔고 이제는 다양한 정책분야에서 디지털미디어 관련 시민역량과 참여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분야에서 더 많은 사람이 지역미디어센터가 해왔던 일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은 우리가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반면 지역미디어센터가 그간 쌓아온 유무형의 성과·자원·역량이 현재의 과제를 해결하는 밑천이 될 수 있도록 부처·기관 간 협의·조율하지 않는 상황은 오랫동안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정책이 어우러져 시민들과 만나는 지역(기초자치단체)의 여건과 요구를 바탕으로 미디어리터러시·미디어참여 정책이 설계되고 있지 않습니다. 기초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적 노력을 수렴하여 힘을 보태는 광역자치단체의 지원정책, ‘광역’이 ‘기초’를 튼튼히 하는 지원을 할 수 있게 독려·촉진하는 중앙정부 부처·기관의 ‘전국’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지역미디어센터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미비하거나 분산·혼재되어 있어도 이용자의 수요와 지역의 호흡으로 자원을 확보하고 매개하여 문제를 해결해왔습니다. 지금까지 지역에 쌓아온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의 동료들과 함께 올해도 디지털미디어시대의 사회적 과제를 지역에서부터 풀어갈 것입니다.
누구나 생애 단계별로 꼭 필요한 미디어역량을 가질 수 있고 사회적 소외계층이나 농산어촌이 급변하는 디지털미디어환경에서 또 한 번 소외되지 않게 우리 지역의 상황을 더 꼼꼼하게 확인하겠습니다. 마을공동체미디어, 커뮤니티시네마 활동을 즐기며 지역·공동체의 크고 작은 문제해결에 관심을 갖는 시민·공동체의 조력자·동반자로서 역할을 더 키워가겠습니다. 소중한 지역·풀뿌리 언론의 어려움, 청년·소상공인 등 이웃의 팍팍한 일상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더 고민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스스로 성찰하며 새로운 역량을 키우기 위해 각자의 지역에서 또 전국의 지역미디어센터 동료들과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더불어 디지털미디어시대 본격 부각되고 있는 사회적 과제가 지역미디어센터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의 역할을 변함없이 촉구할 것입니다. 디지털미디어기술의 발전은 시민‧공동체가 정책결정과 사회문제해결에 더 손쉽게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겠습니다. 문화와 미디어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정 부처·기관 및 입법기관을 만나 우리와 함께해온 시민‧공동체의 바람을 당당하게 전달하고 요청할 것입니다.
또한 미디어교육, 마을공동체미디어, 공동체상영의 가치에 공감하고 활동하는 더 많은 단체 및 기업들과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지역의 시민이자 주민인 이용자의 눈높이와 목소리를 기준으로 삼아 지역미디어센터의 모든 사업과 활동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2023년 3월 3일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