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청각 장애인 영화 접근성의 실제:
시청각최고위원회, 국립영화센터 그리고 장애인 단체의 역할과 협력
번역. 전은정 (프랑스 파리 8대학 영화과 석사/ 미디어센터내일 자문위원)
1. 프랑스 시청각최고위원회[1]의 장애인 방송 접근성
프랑스 시청각최고위원회(Conseil supérieur de l’audiovisuel, 이하 CSA)는 1989년 1월 17일 법률에 의해 설립된 국가가 시청각 미디어 규제에 대한 권한을 위임해 활동하는 독립된 공공기관이다.[2]
CSA는 텔레비전 채널의 사양 설정과 협약을 체결하고 라디오 주파수를 관리하며 미디어 관련 전문가와 협의하여 라디오, 텔레비전, VOD와 같은 시청각 미디어와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을 규제한다. 이러한 규제는 개인의 자유, 권리보호와 존중, 시장 경제 및 기술 규제, 사회적 책임이라는 세 원칙하에 미성년자 보호, 다양한 의견과 표현 존중, 이용자 보호 등을 관장한다.
장애인의 방송 접근성 보장은 CSA의 '시청각 사회적 책임 (La responsabilité sociétale de l'audiovisuel)' 에 기반한다. 이것은 시청각 미디어가 프랑스 사회와 프랑스인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미디어 프로그램의 내용과 관련해 법률과 협약으로 명시된다. 프랑스 문화적 다양성, 종교, 성별, 인종 차별 금지, 여성권리 보호, 장애인 권리 보호 등이 포함되어 있다.
CSA는 의사 소통의 자유에 관한 1986년 9월 30일자 법률에 의거해 시청각 프로그램 제작자가 영상에 장애인을 올바르게 표현하고 청각 장애인이나 난청인 및 시각장애인에게 프로그램 접근성 관련된 의무 준수 여부를 감독한다. 이에 따라 입법을 통한 제도화, 재정적 기술적 지원, 장애인 방송 표준 마련을 목표로 한다.
자막의 경우 2005년 장애인의 권리와 기회의 평등 및 참여, 시민권에 대한 법률에서 기인한다. 전국 연간 시청률이 2.5%를 초과하는 모든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에서 광고를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은 청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 2020년 CSA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공영방송 프랑스 텔레비지옹(France Télévision : France2, France3, France4, France5, FranceÔ)와 민영방송 TF1, Canal+ , M6, C8, W9, TMC는 광고를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에 자막을 제공했다[3].
시각장애인 및 약시인을 위한 방송 서비스 의무는 1986년 의사소통의 자유 관련 법률에 의거, 전국 연간 시청률이 2.5% 이상인 모든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에서 광고를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에 음성서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음성서술 서비스는 각 채널과 CSA와의 협약에 포함되어 있으며 최소 시간을 규정한다.
CSA에 보고된 2020년 자료에 따르면, 민영방송 18개 채널과 공영방송 프랑스 텔레비지옹은 음성서술 서비스 의무를 준수했다[4]. 법률적 규제 이외에도 CSA는 장애인 방송 접근성을 위한 최소 '표준'으로 음성서술 관련 헌장(2008년), 자막 관련 헌장(2011년), 수화 통역 헌장(2015년)을 채택해 각 방송사와 협약을 통한 서비스 향상에 기여한다.
CSA는 시청각 사업자가 법률에 규정된 의무를 준수하도록 하고 매년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다. 각 방송의 신고를 기반으로 모든 시청각 콘텐츠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프로그램 제공을 확인한다. 이러한 의무는 법률과 CSA와 방송사들간이 이행된 협약에 의한 것이다. 또한 자막, 음성서술, 수화 통역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와 기술 및 규제정보는 CSA 홈페이지에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된다. 특히 2020년, CSA는 <음성서술 가이드 :필수 원칙, 평가 도구, 우수사례>를 발간해 주요 참고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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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청각 장애인의 영화 접근성 향상을 위한 프랑스 국립영화영상센터의 역할과 현황
1) 감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서술 및 자막 의무화
2020년 1월 1일부터 프랑스 국립영화영상센터(Centre National du cinema et de l'image animee, 이하 CNC)의 영화제작 승인 발급[5]을 위해서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및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서술 제작이 의무화 되었다. 이 의무는 영화관, DVD, VOD, 텔레비전 등 모든 종류의 미디어에 적용된다.
감각장애 협회를 포함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의 자문을 따른 이 조치는 향후 승인되는 모든 프랑스 영화(연간 약 225편)에 음성 서술과 자막 제작을 동반해야 한다. 이로써 프랑스 영화에서 감각 장애인의 접근성이 크게 상승되고 있다. 이에 따라 CNC는 자막 및 음성서술 제작지원을 확대한다. 저예산 영화(4백만 유로 :한화 약 5억)는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6]. 또한 CNC는 시청각장애인협회, 장애인협회, 제작사, 배급사, 영화관, 텔레비전, 자막, 음성 서술 기술 전문가 등의 관계자를 모아 1년에 두 번 정기 모임을 가지는 '접근성 관측소(Observatoire de l’accessibilité)'를 설립할 예정이다.
프랑스 국립영화영상센터(CNC) 홈페이지 바로가기
2) 현황
프랑스 장애인 영화 접근성에 대한 유의미한 지표는 CNC와 협력하는 영화지역발전기구(Agence pour le développement du cinéma en région, 이하 ADRC)[7]의 프랑스 영화산업 관련 활동 연례 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ADRC은 CNC의 요청에 따라 2013년부터 CNC의 배급자 신고 데이터 베이스를 기반으로 개봉영화의 접근성에 대한 체계적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연례 보고서의 통계 대상은 ADRC의 지원을 받지 않은 영화는 포함되지 않지만 프랑스의 장애인 영화접근성 추세를 엿볼 수 있는 자료다.
2020년 보고서를 참고하면, 2014년 이후 장애인 영화접근성은 둔하게 향상되고 있다. 2013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개봉한 전체 영화 1578편 중 696편(44%)이 감각장애인의 관람이 가능하다. 2014년 이후 접근성(음성 서술과 자막)은 증가추세였고 2016년 정점에 오른 후 다시 감소했다. 이러한 격차는 영화 배급 및 수용의 경제 상황과 관련된다.
우선 장애인 접근성이 높은 영화는 개봉관 숫자와 비례한다. 누적 총계에 의하면, 프랑스 개봉관 200곳 이상 영화의 81%가 접근성이 보장되었다. 그러나 2020년은 이 비율이 감소했으며, 팬데믹과 CNC를 비롯해 영화 제작 지원이 전체적으로 감소한 영향이라 볼 수 있다. 반면 개봉관 200곳 미만은 34%, 80관 미만은 18%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예술 및 실험 영화의 경우 39%, 예술 및 실험영화가 아닌 경우는 73%로 약 두 배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격차는 2016년 이후 느리지만 조금씩 좁혀지는 추세다.
프랑스 개봉 영화 중 음성, 자막 서술은 제작 국가에 따라 큰 편차를 보였다. 프랑스 영화의 경우 78%가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비프랑스 유럽국가는 19%, 미국 영화는 21% 그리고 이외 지역은 10%였다. 2020년에는 ADRC 가입 프랑스 고전 영화 158편이 음성서술과 자막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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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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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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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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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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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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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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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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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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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개봉영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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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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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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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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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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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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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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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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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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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관 이상 총 개봉 영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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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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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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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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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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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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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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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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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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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관 미만 총 개봉 영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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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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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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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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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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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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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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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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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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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관 미만 총 개봉 영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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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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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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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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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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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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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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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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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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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예술 및 실험 영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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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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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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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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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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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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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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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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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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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비 예술 및 실험 영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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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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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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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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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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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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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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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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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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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프랑스 영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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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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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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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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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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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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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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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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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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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프랑스 예술 및 실험 영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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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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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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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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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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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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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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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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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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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2020년 ADRC 연례보고서 내 개봉관 접근성 변화 통계]
영화지역발전기구(ADRC) 홈페이지 바로가기
3.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상영관 설비 접근성
장애인 관람객의 접근성을 위해 개별 장비 제공을 기반으로 사전 공지를 통해 비장애인을 포함, 모두에게 공개되는 음성 서술과 자막 서술이 포함된 특별 상영도 있다[8].
1) 시각 장애인 및 약시인을 위한 음성 서술 서비스
음성 서술은 고주파 또는 적외선 송수신 시스템으로 헤드폰을 착용한 관객에게 전달된다. 음향 증폭 버전 또한 이 시스템을 이용한다[9]. 개인 장비의 경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이용도 가능하다.
2) 청각장애인 및 난청인을 위한 자막, 음향 증폭 서비스
개방형은 언어 자막과 동일한 형태로 스크린에 표시되며 가장 안정적으로 주로 이용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비장애인 관객의 반발을 고려해 명확하게 식별된 상영 고지를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위해 영화관은 지역 장애인 단체와 협력할 수 있다.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은 ST SMS(Sous-titre soudre et malentendants)으로 명시한다.
폐쇄형은 자막이 원격화면에 표시되며 영화관에서 제공하는 수신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개인용 안경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방식의 장점은 모든 상영관에서 사용 가능하고 비장애인 관객과의 마찰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현 기술은 문자 수와 색상 코드가 제한되며 안구 움직임으로 인한 불편, 산만함으로 영화 집중도를 떨어트려 현재 활용도는 매우 낮다.
난청인을 위한 음향 증폭 시설은 청각 감응장치(Boucle Magnétique)를 이용한다. 이 설치는 영화관 내부 둘레를 따라 버클 형식의 전선으로 구성되어 오디오 앰프와 연결되어 있고 보청기의 T-coil[10]과 연결된다. 이 설치가 된 영화관은 파란색 로고와 문자 T로 표시되며 보청기가 없거나 개인 루프 이용이 불가능한 상영관의 경우 무선 수신기 이용이 가능하다.
4. 장애인 영화 접근성을 위한 CNC와 장애인 단체의 협력
CNC는 장애인의 영화 접근성 관련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해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도모한다.
시청각 장애인 단체로는 Retour D’image와 Ciné-sens가 대표적이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현장 지원을 보장한다.
Retour D'image는 장애인 영화전문가들이 주도해 만든 단체로 모든 장애인의 영화 접근성 개선을 위해 영화 프로그램 기획, 장애인과 비장애인, 전문가와의 만남, 장애인 접근성 관련 자문 활동을 한다. 2003년 이후 단체가 진행하는 모든 영화 상영은 음성서술, 자막, 수화사가 동반된다. 또한 학교나 모임의 요구에 따라 장애인과 비장애 그리고 음성서술, 자막 전문가들과의 만남을 개발하고 있다. 모든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영화제 프로그래밍을 조직하고 장애인 관객을 위한 영화 접근성에 관한 자료 제작, 보급하고 있으며 음성서술, 자막과 같은 기술적 자문과 장애인 영화인의 제작을 지원한다. 특히 청소년을 위한 영화제작 아뜰리에, 성인 대상 음성서술, 자막 아뜰리에, 시각장애인 및 약시인을 위한 음성서술 전문 교육과정 등을 기획함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고양시키고 전문성 향상에 일조한다.
Retour d’image 홈페이지 바로가기
Ciné-sens는 감각장애인의 영화 접근성을 추구하는 영화전문가들의 지원을 받는 단체다. 이곳은 제작자, 배급자, 영화관, 장애인 단체, 공공기관, 전문가 기관, 기술 서비스 관계자, 관객 등 모든 영화관계자간의 영구적인 인터페이스 공간이다. 이 단체의 웹사이트는 데이터베이스 센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접근성 관련 재정지원, 실용 가이드, 음성서술, 자막 지원 영화 목록, 감각장애인 단체 등을 찾아 볼 수 있다. 현장에서 제작사, 배급사 등 영화 전문가, 대중들과의 접촉으로 영화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각 영화제와 파트너십을 맺어 장에인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특히 단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제작사, 배급사에 감각장애 준거 교육을 실시하며 일반인들은 홈페이지 e-learning을 통해 감각장애인 접근성의 개요를 볼 수 있다.
Ciné-sens 홈페이지 바로가기
[1] 2022년 1월 1일부터 시청각최고위원회는 인터넷상 저작물 배포와 저작권 보호 고등행정청(HADOPI)과 합병해 시청각 및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규제청(Arcom)이 되었다.
[2] CNC(프랑스 국립영화영상센터)는 문화부 산하 기관으로 영화산업 관련 주체들을 관리하고 국가예산으로 영화산업을 지원한다. 반면 CSA는 방송 산업을 관장하는 규제기관으로 정부기관에 활동 보고의 의무가 있지만 정부 권한에 종속되지 않는다.
[3] 11개 채널의 자막방송은 6600-8765시간으로 의무를 준수했다.
[4] 최소 서비스 의무 : 공영방송 프랑스 텔레비지옹 1000편, 지상파 민영방송 22-100편
[5] 프랑스 영화제작에서 공공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CNC의 프랑스 영화 승인이 필요하다.
[6]장애인의 영화접근성에 대한 CNC 의 재정 지원 : 1) 장편영화제작자 대상 감각장애인용 음성서술 및 자막 파일 파일 제작 2) 고전 영화작품의 디지털화 3) DVD, Blu-Ray 제작 4) VOD 배포
[7] 문화부와 CNC의 주도로 1983년에 창설된 ADRC은 현재 지자체, 영화관, 감독, 제작자, 배급자, 프로그래머 를 포함해 영화관계인회원 1400명을 보유하고 있다. 지역 영화 상영과 제작, 영화관 지원, 영화 접근성 연구, 자문 등을 맡고 있는 기구다.
[8] 모두에게 공개되는 자막서술 상영은 VFST로 표기
[9] Retour D’image와 같은 감각 장애인 단체는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영관에 는 장비 임대, 장비 설치 지원, 전문가와의 시설 테스트 주선 등을 지원한다.
[10] ‘T’기능(telecoil, 보청기에 장착된 오디오 강화 시스템)이 있는 보청기를 착용한 난청인이 보청기에 직접 증폭된 방식으로 영화 소리를 듣는다. 영화관 건축 시 상영관 내부 벽이나 바닥에 통합 전선 설치 또는 리시버 박스에 연결된 개별 루프(loop) 이용하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