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지역미디어센터 시민제작영상 공동상영전
정윤영(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영상문화지원팀)
<2021 지역영상미디어센터 활성화 지원_상영지원 사업>에서는 2020년 시범 프로그램에 이어 2021년에도 「지역미디어센터 시민제작영상 공동상영전」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는 지역미디어센터에서 제작된 시민제작영상을 체계적으로 아카이빙하고 이를 각 지역미디어센터에서 상영,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시민제작영상 상영 플랫폼 활성화와 타 지역의 시민제작자 및 상영활동가 간의 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하였습니다.
올해 작품 공모 결과 총 11개 센터(강릉, 내일, 대구시민, 대구영상, 미디액트, 수원, 순천, 오!재미동, 원주, 익산, 전주)의 36개 동호회 및 제작자가 참여하였고, 총 44개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그 중 37편의 작품을 ‘움직이는 마을, 도시의 풍경, 가족의 탄생, 자기만의 방, 아이들은 자란다, 코로나와 나’의 6개 섹션으로 구성하였고, 센터에서 각각의 작품을 선택하여 상영회를 구성하거나 2차 창작물 제작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 상영회는 총 2개 센터가 참여하여 7편의 시민제작영상을 상영하였고, 2차 창작물 제작에는 총 3개 센터 참여, 11명의 영화감상동호회 회원 및 시민제작자들이 15편의 리뷰를 제작하였습니다.
출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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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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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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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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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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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센터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
경남영화학교 |
전주센터 |
2차 창작물 제작 |
대구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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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uggle-작은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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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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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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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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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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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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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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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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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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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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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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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액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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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부부의 사랑이야기:
치매 남편과 아내의 사랑,
반려식물과 함께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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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같사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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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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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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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어떻게 지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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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방송
MW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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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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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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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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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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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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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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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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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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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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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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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키치아방가르드비급비글아트프로젝트
따라따라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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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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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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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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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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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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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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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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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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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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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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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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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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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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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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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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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면 열리는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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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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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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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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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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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씨의 비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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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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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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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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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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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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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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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으셨군요! (They're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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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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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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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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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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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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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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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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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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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생존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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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
동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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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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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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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반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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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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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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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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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올해 상영회는 오!재미동과 익산센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오!재미동의 경우, 코로나 상황이 잠시 완화되던 기회에 상영회를 열었고, 2021년 첫 대면 상영회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이 오랜만에 극장을 찾아 상영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고 했습니다. 접하기 쉽지 않은 다른 미디어센터에서 제작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으며,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센터로서 동질감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익산센터에서는 상영회의 관객이 평소와는 다르게 대부분 영상제작에 관심이 있거나 제작 경험이 있었던 터라 관객들이 편하게 영화제작 경험과 정보를 심도 있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았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익산에서 활동 중인 영상동아리 회원들이 모더레이터가 되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였는데 영화를 보면서 도움을 얻고 싶었던 부분, 궁금했던 제작환경에 관해 이야기 나누며 자신의 경험을 확장하고 활동 동기를 높이기에 좋은 기회였다는 평가를 하였습니다.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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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코로나로 인한 전반적인 상영 활동이 위축된 와중에도 적극적으로 미디어센터를 방문하여 다른 지역의 시민들이 제작한 영상들을 보고, 제작에 대한 궁금함과 경험을 나누었던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인터넷 스트리밍, OTT 플랫폼을 통해 혼자 영상을 보는 것이 익숙한 환경에서도 삼삼오오 어느 한 공간에 모였다는 것, 그 공간이 멀티플렉스가 아닌 미디어센터의 작은 상영관이라는 것, 그리고 그곳에서 본 영화가 우리들의 이야기가 잘 녹아든 시민들이 만든 영상이라는 것, 거기에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상영, 제작 활동과 경험을 확장하는 계기로 삼았다는 것은 변화하는 시대에도 여전히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오!재미동과 익산센터의 프로그램명처럼 시민들의 영화로 소소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좀 더 나눌 수 있다면, 우리의 영화도 우리의 상영, 제작 활동과 함께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고 글을 쓴다는 것
2차 창작물 제작은 공동상영전 프로그램을 처음 계획할 무렵에는 없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센터 휴관, 상영 취소 등 상영 여건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던 와중에 공동상영전을 진행해야 했고, 그에 따라 센터의 상영회에 가지 않아도 영화를 보고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했습니다. 온라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통해 시민제작영상을 보고 그에 대한 리뷰 또는 영상 편지 등을 제작하는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확장하였습니다.
미디어센터에서 만들어진 영상들이 마을을 넘어 권역별, 전국 단위에서 상영되고, 제작자들이 다른 지역의 상영, 제작 활동가들과 만나며 소통하는 기회는 종종 있었지만 시민제작영상에 대한 리뷰 또는 비평문 작성하는 2차 창작물 제작은 전미협 차원에서는 처음 진행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은평센터 영화 비평 프로그램 참여자가 수원센터의 영화를, 전주센터의 영화공동체 동아리 회원이 내일센터의 영화를, 오!재미동의 프로그램 관객심사단이 대구센터의 영화를 보다 촘촘히 보고, 그 특징을 분석하고, 또 소감의 근거를 각자의 경험과 함께 녹여내어 쓴 글을 보며, 이러한 활동이 단순히 비대면 상황에서의 대안적 상영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방식의 시민영상 제작자와 상영 활동가 교류의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았습니다. 이것을 시작으로 여기에 영상서신교환, 지역간 공동작업, 감독과 비평가의 만남 등 다양한 방식의 아이디어가 더해지고 시민영화 리뷰, 비평의 영역이 좀 더 확대되어 이 프로그램이 여러 지역의 제작, 상영 활동가의 활동을 독려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 기대를 담아 지난해 제작된 15편의 리뷰 중, 3편의 리뷰를 소개합니다.
struggle-작은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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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일│대구시민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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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10‘32“│2020│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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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가 점차 대두되고 있는 요즘 환경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주민들의 활동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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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환경보호 #재활용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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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충무로 영상센터 오!재미동)
영화 비포선셋의 제시(에단호크 역)는 기차에서 특별한 감정을 느낀 셀린(줄리 델피)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한다. 그의 꿈은 평범한 사람들의 실제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 예술 작품을 만드는 일이다. 그런 생각의 바탕에는 평범한 삶 속에서 위대한 것을 발견해내려는 의지 같은 것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제시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날 것의 현실을 프레임에 담아 낸 다큐멘터리 장르도 영화의 다채로운 풍경 중 한 부분을 담당해왔다. 그것은 가공되지 않은 우리 주변의 삶이 때때로 각색된 이야기보다 큰 울림의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Struggle은 환경을 지키기 위한 활동가들의 작은 몸짓들을 담담하게 보여 줌으로써 관객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10분간의 짧은 영상을 본 관객들은 활동가들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들으며 자신들의 마음속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환경을 구하기 위한 작은 몸짓에 동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만든다.
이 영화가 영상 자체의 즐거움과 더불어 관객에게 생각의 전환과 행동의 촉구를 할 수 있었다면 짧은 영상 안에서도 결이 다른 영상의 구분과 절묘한 배치가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대부분은 환경을 지키기 위한 작지만 적극적인 사람들의 노력을 보여 주는 것에 할애된다. 그때의 카메라는 활동가 하나 하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응시하면서 그들의 목소리의 진정성을 담아낸다. 여러 명의 활동가가 인터뷰하는 영상이 이어지면 관객은 활동가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작은 몸짓이 모여 큰 움직임을 만든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작은 몸짓’과 대비되는 ‘큰 쓰레기’ 더미의 영상이 4분여 정도에 배치되어 있다. 분리수거를 위해 수거한 몇 개의 클립을 보여주던 카메라는 갑자기 하늘 위에서 분리수거 센터의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보여 준다. 그 순간의 낙차는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자신이 무심코 버렸던 작은 쓰레기들이 얼마나 큰 오염을 만들 수 있는지 상상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가장 절묘한 것은 서두의 1분, 그리고 말미의 30초 정도 분량의 자연 영상을 배치한 점이다. 사람들의 작은 몸짓을 가까이에서 바라보았던 카메라는 거대한 자연을 담기 위해 가장 먼 곳을 응시하며 천천히 배회한다. 그러니까 영화 속에서 작은 몸짓의 릴레이 영상은 거대한 자연 영상 사이에 있는데 이것은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작은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던 활동가의 생각과 일치하는 영상 배치이다. 작은 몸짓들을 통해 서두의 자연이 말미의 자연까지 이어지는 구성을 갖기 때문이다. 처음과 끝 부분에 광활한 자연의 고요함을 배치한 감독의 결정은 활동가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 관객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과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는 강가의 노을빛과 바람에 흔들리는 수풀을 비추며 끝난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기 위해 이제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일깨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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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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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순천시영상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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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영화│15‘14“│2020│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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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시 좋아했던 은정에게 고백을 하는 현우. 하지만 그녀에게 차이고 한 동화책을 받게 된다. 그녀가 준 동화책에는 동성애자 양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져 있었고 현우는 이에 대해 궁금증을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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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청소년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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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주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화는 사랑 고백이라는 누군가 보기에 작지만 용기내서 마음을 전하는 사람에게는 큰 사건으로 시작한다. 소년은 소녀와 특별한 사이가 되고 싶고, 소녀는 소년과 지금과 같은 친구로 지내고 싶다. 성수는 은정에게 거절을 당하고 은정이 손수 만든 동화책 한 권을 건네 받는다. 그 안에는 은정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성수는 동화책 속 내용을 쉽게 이해하지 못해서 마지막장을 덮지 못한다.
성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따라가면 흥미로운 컷들이 보인다. 실연에 마음이 공허한 성수가 미술실에 들어서자마자 뚫린 천장을 본다. 그리고 동화책을 다 보고 여전히 혼란한 심정으로 천장을 한 번 더 본다. 고백을 거절당한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는 요소는 또 있다. 성수의 그림은 이제 스케치를 마쳤고 채색이 되지 않은 채 텅 비어있다.
친구로서 성수가 좋은 은정은 성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아무에게 쉽게 말하지 못한 자신의 정체성을 조금씩 드러낸다. 이 영화에서는 두 개의 고백이 있다. 앞서 말한 성수의 사랑 고백과 은정의 자기 고백이다. 이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숨기고 있는 비밀을 털어놓는 것이기도 하다. 은정이 가진 비밀을 알게되자 성수는 은정에게 경멸의 눈빛을 보낸다. 처음에는 이 눈빛이 동성애를 향한 성수의 경멸과 혐오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진심이 거부되어 상심한 이의 배신감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은정이 자신이 짝사랑하는 선생님 앞에서 그림을 갈기갈기 찢는다. 그들이 떠난 후에 조각난 그림을 이어붙이는 성수. 깨어진 마음은 은정 뿐만 아니라 성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톤이 다른 이미지가 불쑥 들어온다. 은정이 선생님을 안고 정면을 바라보는 씬이다. 오묘한 음악과 함께 나오는 이 장면은 성수의 상상이라고 쉽게 알 수 있다.
반면 현실톤으로 그려진 장면에서 성수의 시선에 특이한 컷 하나가 끼워진다. 울고 있는 은정이다. 성수는 은정의 동화책에 있는 색들을 지우며 친구들 무리에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은정을 바라본다. 은정은 웃으며 떠들고 있으니 영화 속 현실에서는 울고 있을 수가 없다. 하지만 동화 속에 양으로 비유되는 은정은 자신이 갖고 태어난 색이 지워지고 있다. 그것을 지우는 사람은 친한 친구 성수이다. 자신의 정체성이 절친에게도 받아들여지지 못해 슬퍼한다. 후반부에도 은정은 미술실 안에서 운다. 은정의 사랑하는 마음이 선생님에게 부정당했기 때문이다.
성수가 은정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는 지점이 어떤 이에게는 갑작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함께 그림을 그리며 옆에 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 상실에 대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면 쉽게 마음을 자를 수가 있을까? 성수는 자기가 지웠던 양들에게 본래의 색을 다시 채워주면서 은정의 괴로움을 공유한다.
은정의 손에 되돌아온 동화책이 은정과 성수의 목소리로 읽혀지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혼자 운동장에 앉아있는 은정의 곁에 더 이상 성수는 없다. 하지만 은정은 동화 속 양처럼 씩씩하게 나아갈 것이다. 은정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더욱 자신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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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으셨군요!
(They're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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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울│원주영상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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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51‘20“│2020│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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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두발자유화 운동을 하던 ‘나(서한울)’는 고삼이 된다. 본격적으로 닥쳐오는 경쟁의 압박에, 고삼을 어떻게 보낼지 다짐하고 가족들에게 발표한다. 학교에서는 카메라로 함께 고삼을 보내고 있는 반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맨 뒷자리에서 공무원을 준비하는 승호, 진로 문제로 엄마와 갈등하는 재현, 꿈이 뭐냐는 질문에 자살이라고 답하는 강혁, 높은 성적대를 유지하고 있는 규원. ‘나’는 동시에 전국의 다양한 또래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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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교육 #입시 #고삼 #대학 #기후위기 #성장 #저항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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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연 (은평뉴타운미디어라이브러리센터)
〈살아있으셨군요!〉의 감독 서한울 씨가 ‘고삼’이었던 해, 나도 밤늦게까지 ‘야자’를 하던 고삼이었다. 그때는 수시로 심장 있는 쪽이 시큰하게 아팠다. 6시도 되기 전에 일어나 셔틀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해 차가운 아침 공기를 맡으며 운동장을 지날 때 가슴이 저릿하던 그 감각을 한기 같은 것이 아니라 우울이라 이름 붙인 건 대학교에 오고 나서의 일이다.
학교에서는 많은 시간 동안 잠을 잤다. 웬만하면 엎드려 자지는 않고, 턱을 괴고−나의 악관절 장애에 이 습관이 한몫했을 것이다− 펜을 쥔 채로 잤다. 물론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꾸벅꾸벅 졸다가 필기를 망치는 경우도 많았다. 이걸 의지의 문제라고 말하면 서운하다. 나는 졸지 않으려 ‘스탠드 책상’이나 사물함으로 나가 서 있다가도 잠의 무게에 휘청거렸기 때문이다. 야자 시간에는 핸드폰을 서랍에 넣고 노래를 들으며 4시간을 보냈다. 11시쯤 집에 와서 12시쯤 잘 준비를 마치면 아무리 졸려도 꼭 몇 시간씩 SNS를 보고 유튜브의 바다를 헤엄치다가 기절하듯 잠들었다. 4~5시까지 잠들지 않는 날도 허다했다. 통학 시간까지 합쳐 16~17시간을 학교에 뺏기면서도 어떻게든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지키려는 무모한 버티기였고, 생의 감각−지금, 여기, 내 삶이 있다−을 잃지 않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었다.
영화에서 나온 투명가방끈 활동가도 ‘견디는 삶’이라는 말을 했다. 왜 삶을 살지 않고 견뎌야 할까? 왜 청소년은, 학생은 현재를 온전히 살아갈 수 없을까? 이런 질문은 10대를 지나온 모두가 각자의 크기로 마음 한구석에 가져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행복에 대한 고민은 ‘미래’라는 거대하고 무거운 단어 앞에서 사치가 되고 ‘잡생각’이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청소년은 자신의 의문을 오래 붙들고 있지 못하고 다시 수능특강 책으로 눈을 돌린다. 서한울 씨가 〈살아있으셨군요!〉를 통해 이루어낸 고민의 기록, ‘고삼’들의 흘러가는 생각의 채집이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이유이다.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다며 교실 뒤편에 붙어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승호, 전문대에 가서 빨리 취업을 하고 싶다는 재현, 꿈이 자살이라며 장난스럽게 그러나 마냥 가볍지는 않게 말하는 강혁 등, 한울의 친구들은 모두 각자의(어쩌면 모두 비슷한) 외로움과 슬픔이 있다. 굴러가는 낙엽에도 웃는다는 말처럼 학교가 그 어디보다 시끄러운 것은 사실 모두가 수많은 슬픔들을 서로와 공유하지 못한 채 견뎌내고 감추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두가 졸업하고 각자의 길로 흩어진 뒤에는 슬픔의 기억은 희미해지고 마음속의 치열했던 갈등의 흔적은 지워진다. 한울은 모두에게 이런 순간들이 있었다는 것을, 수능 문제보다 어렵고 복잡한 고민이 있었다는 사실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영상에 담아둔 것이 아닐까?
한울은 학교 안의 슬픔을 발견하고 언어화하는 작업을 해냄과 동시에, 그것을 학교 바깥의 슬픔과도 연결했다. 영화에서 다뤄진 청소년기후행동, 투명가방끈 등 청소년을 중심으로 하는 단체의 활동가들은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우리 사회에 ‘정치하는 청소년’이라는 개념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입시를 하지 않는 고삼’이나 ‘학교 밖 청소년’ 같은 개념도 너무나 희미하고 왜곡된 모습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청소년기후행동의 결석시위와 투명가방끈의 대학입시거부선언 등에 누구보다 귀를 기울여야 할 학교들이 계속해서 벽을 쌓고 폐쇄적인 시스템을 유지하기 때문에, 학교 안의 학생들은 이러한 활동들과 단절되고 청소년의 정치는 모두의 정치로 성장하지 못한다. 내가 이러한 단체들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는 나의 감정과 통증에 이름을 붙일 수 있었을까? 학교 안의 무한경쟁이 아닌 다른 삶의 가능성을 접했다면, 나의 혼란스러운 생각 파편들은 다른 무언가로 자라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익숙한 고민과 새로운 길이 지금 자유롭지 못한 모든 청소년에게 닿을 수 있으면 좋겠다. 기록이 기록을 불러내고 또 다른 상상력을 낳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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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 그 사이에는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못내 아쉬움 점을, 또 자꾸만 눈길이 가는 장면들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되새겨 보는 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영화의 장점을 발견하고, 나아가면 좋을 방향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덧붙이는 이 모든 활동은 영화를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자 하는 바람과 영화에 대한 지극한 애정에 기반한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애정과 관심으로 영상과 리뷰를 제작하고 공유해 주신 시민제작자, 상영활동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올해에도 공동상영전은 계속됩니다. 공동상영전에 앞서 시민제작센터의 제작 수업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들을 모으는 아카이빙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잘 담은 영상을 모으고, 그것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여 시민제작영상이 가진 고유의 가치를 발견하며, 그를 토대로 또 다른 작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2022년 「미디어센터 시민제작영상 작품현황조사」와 「시민제작영상 공동상영전」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