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두 번의 전국워크숍과 연속강의로 진행됐던 스태프 재교육 사업(▶2019 지역미디어센터 스태프 재교육 사업 총정리!)을 기억하시지요?
올해는 모일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비대면교육으로 '미디어활동가통합직무교육'을 진행했는데요.
다양하게 구성된 커리큘럼으로 하루 6시간, 총 20강의 릴레이 코스를 완주하신 분들께 박수를 보내드리며, 비대면교육 현장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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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교육으로 시도된 '미디어활동가통합직무교육'
김수연(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네트워크지원팀 팀장)
코로나19의 여파가 길어지자 사회의 곳곳에 크고 작은 상흔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상의 균열이 안정적이던 것들을 흔들고, 불안하던 것들을 무너뜨립니다. 일련의 과정들을 보며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가 어디에 있었는지 알게 됐습니다. 밀집,밀폐,밀접이라는 조건을 벗어날 수 없어서 위험에 노출된 계층들이 드러났습니다. 재난과 관련한 양질의 정보에 가닿기 어려운 사람들과 고정적인 수입을 확보할 수 없는 직군의 노동자들이 사회경제적 위험에 처합니다. 희망이라는 단어를 끌어안기 어려운 시절입니다.
다만 상황에 낙심하지 않고, 상황을 극복하거나 대처하기 위한 활동들이 이어지는 것을 보며 힘을 얻습니다. 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되던 많은 교육들은 비대면 교육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센터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웹에 접속해서 실시간으로 교육을 받는 풍경이 늘어났습니다. 밀집,밀폐,밀접을 피하면서도 밀착된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고민과 노력을 이어갔습니다. 다른 지역에 있는 선생님께 성평등 교육을 받고, 자동차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온라인에서 네트워크 파티를 열기도 합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지만,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노력들을 서로 엮어내자 새로운 무늬들이 모양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기관들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축소된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례로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계 의견을 수렴하여 지원책들을 만들고 있는데요, 연장선상에서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교육지원센터는 기존에 운영하던 현장영화인 실무교육을 확대해 진행했습니다.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25일까지 총 20강의 강좌를 운영한 ‘미디어활동가 통합직무교육’ 코스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기획하고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가 기획에 협력하여 만들어진 이번 교육은 ‘비대면미디어교육 집중코스’(10강)와 ‘지역영화교육 집중코스’(10강)로 나뉘어 운영되었고 모두 온라인화상회의 플랫폼(zoom)을 활용하여 비대면으로 진행됐습니다.
7월부터 강좌를 기획하고 강사분들을 섭외하는 과정을 거쳐 현장영화인과 미디어활동가를 대상으로 수강생을 모집했습니다. 총 강의의 90% 이상을 수강할 경우 훈련수당을 지급하는 형태의 지원성격이 강한 프로그램이다보니 강좌수도 많고 1일당 참여시간도 6시간으로 꽤 긴 편이었습니다. 하루 6시간씩 10일간, 총 20강의 강좌를 수강하는 것이 생각보다 고된 일이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만 막상 강좌가 시작되고보니 50여 명의 참여자분들이 모두 높은 몰입도를 보여주셨습니다.
이번 강의에 참여하셨던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 미디어교육자 한은진 선생님께서는 “covid19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활동가를 위한 교육은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다”면서 그간은 “참여하고 싶은 교육이 대부분 수도권에서 진행되다 보니 시간과 비용을 몇 배 더 들일 수밖에 없는 지역 거주자로서 이번 온라인 교육은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대면교육에 대한 반가움을 표하셨습니다. 또 “다양하게 구성된 커리큘럼이 눈길을 끌었고, 어떤 내용으로 진행될지 궁금함이 더해졌다”면서 “융합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최승일 선생님의 장르융합교육 사례 공유는 신선함을 던져 주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면서 “짧고도 긴 교육이 마무리된 후 새롭게 적용해 볼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라고 교육 참여소감을 전해주셨습니다.
다양한 사례와 전문성을 갖춘 19분의 강사분들께서 최선을 다해 강의를 준비해주신 덕에, 참여자분들께서도 기쁜 마음으로 과정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교육과정에는 성폭력예방교육, 저작권강의 등 필수강의 4강을 포함하여 ‘비대면미디어교육과정’에 미디어트렌드, 시대별 첨단기술 영화, 트랜스스토리텔링 등 이해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강의가 배치되었고, 비대면 플랫폼의 특성비교와 운영사례, 온라인생중계 진행사례, 퍼플레이의 콘텐츠 유통전략 사례, 독일미디어교육 사례 등 다양한 경험을 들어볼 수 있었던 사례발표가 풍성함을 보태어주었습니다. ‘지역영화영상활동과정’에서는 마을미디어, 공동체미디어에 대한 기초적 이해와 더불어 미디어교육의 전망을 살펴보고 여러가지 미디어교육과 영화영상활동에 대한 사례들을 통하여 현장에서의 경험들을 생생하게 들어보았습니다.
비대면으로 운영되는 강의이다보니 강의의 질에 대한 염려도 많았습니다. 이에 매 강의마다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교육지원센터의 매니저님이 참여하셔서 실질적 운영에 대한 도움을 주셨습니다. 강의에 참여하셨던 한 수강생분께서는 “1.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 기간동안 줌(ZOOM)을 통해 비대면 미디어교육을 수강할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2. 수강 전 이메일을 통해 수업에 관한 안내와 일정 및 커리큘럼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수업 참여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3. 수업 이후 수업에 대한 강의 자료 링크를 통해 수업자료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4. 개인적으로는 비대면 온라인 교육 기획에 대해 많이 참고할 수 있었습니다.“ 라는 소감을 보내주시며 강의 전후로 이어지는 실무 스태프들의 노력에 대해서 언급하시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오랜 기간 준비하여 진행한 프로그램이 아니고 특수상황에서 지원정책 차원으로 만들어진 한시적 프로그램이다보니 기획상에서의 난맥들이 존재했습니다. 미디어활동가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진행했지만 그 세부적 욕구는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생들은 절반이 영화인(연출, 기획, 시나리오 등), 절반이 미디어교육 강사로 그 활동의 기반이 다양했습니다. 교육생들의 면면이 여러 층위로 나뉘어있다보니 교육 지점에 대한 욕구가 다양했으리라 짐작됩니다. 참여동기도 ‘전문성개발’ 같은 이상적인 것부터 ‘훈련수당을 받기 위해’라는 실질적인 것까지 다양한 지점에서 존재하다보니 교육을 준비한 강사들부터 참여한 교육생들까지도 하나의 목적/목표 아래 촘촘히 묶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많은 맥락과 결을 맞추어나가기 위해서는 조금 더 섬세한 차원에서 공들여 접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자리를 고민하였고, 그 자리에 또 많은 분들이 모여 함께 60시간을 보냈다는 것이 결코 무의미함만으로 남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의 경험들을 위아래로 쌓고 또 종횡으로 이어가면서 다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시도들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또 좋은 기회를 만들어서 함께 고민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