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협에서는 매년 산학협력활동의 일환으로 대학생 하계/동계 인턴 프로그램을 시행합니다.
그 중 한 곳인 국민대학교와는 2019년부터 인연을 맺어 올해로 3년째 하계 인턴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2021년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재택 근무 기간이 길어졌고,
예년에 비해 인턴 학생과 대면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 여러모로 우려가 깊었습니다.
다행히 사무국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주요 업무들이 많아
함께 참여하며 미디어센터 및 전미협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경험과 업무들로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금년에 참여한 인턴 학생은 전미협에서의 5주가 생애 첫 직장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첫번째 사회생활은 낯설고, 새롭고, 당황스럽기 마련일텐데요,
이번 원고를 통해 전미협에서 경험한 최초의 사회 생활은 어떠했는지,
학생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미협과 전미협 사무국의 모습은 어떠한지 나눠보고자 합니다.
글에 앞서, 5주 간의 인턴 생활을 정성 어린 기록으로 남겨준 인턴 학생에게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사무국에게도, 지난 5주는 유의미한 여름의 시간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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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사무국 인턴 체험기
장주희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미디어전공)
2021년도 하계 현장실습으로 진행된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에서의 5주 인턴 근무를 마무리하며, 느꼈던 것을 되돌아보고 조금은 개인적인 시점에서 사무국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인턴으로 보낸 5주는 정말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 것 같습니다. 5월 중순 모집 공지가 나고, 지원서를 쓴 게 어제 같은데 벌써 8월이 되었네요. 사무국 근무 확정 연락을 받았을 당시, 기쁜 마음 보다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사무 업무에 기초가 되는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사람들과 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활발하고 밝은 기운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여러 모로 턱없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쁜 경험은 없다고 늘 생각하기에, 실무적인 것을 배움과 동시에 처음 경험해보는 조직 생활인 만큼 꽤나 값진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에 감사했습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 하자 다짐하며 5주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인턴 기간을 마치며, 전미협에서의 기억을 추억하며 후기를 남겨보고자 합니다.
나의 업무와 역할
사무국 업무의 보조 전반을 맡았고, 가장 주된 업무 중 하나는 ‘미디어센터 설립 절차’ 영상 제작이었습니다. 설립 절차 설명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미디어센터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전미협은 무엇을 하는 곳이고 미디어센터는 무엇이며, 이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주 사업은 무엇인지 알고자 했습니다. 내용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꽤나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깊은 이해를 위해서 전미협 홈페이지와 전국 각 지역 미디어센터의 활동 등에 대해 검색하고 참고하며 숙지했습니다. 또 권역별 온라인 네트워크 간담회 속기록 작성 업무를 통해 각 지역 미디어센터의 구성원들의 고민과 이들이 추구하는 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이나 사업 현황 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5주를 돌이켜보는 이 인턴 체험기 원고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전미협에 대한 이미지와 인상들
처음엔 매우 낯설었습니다. 협의회? 미디어센터? 전국? 무엇을 하는 곳인지 확 와닿지 않는 단어들이었습니다. 대충 전국의 미디어센터 사람들이 모여 의논하며 사업을 하는 곳이겠지 이해는 했으나 제가 맡을 일이 무엇일지에 대한 예상은 하나도 하지 못한 채로 오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출근 첫날이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간단히 소개해주시면서 앞으로 매일 충무로의 맛집을 데려가 주시겠다고 하던 말씀이 그 어떤 말보다 진심으로 다가왔습니다.(ㅠ0ㅠ) 한국인은 뭐니뭐니해도 밥심이라고.. 점심 하나는 맛있는 거 먹여 보내겠다는 그 다짐이 이런 표현을 해도 되나 싶지만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상상만 해왔던 조금은 딱딱하고, 수직적인 사내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모든 직원분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교생 선생님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 나이 때의 담임 선생님은 마냥 편하지만은 않고 눈치도 보이고, 때로는 싫을 때도 많았다면 잠깐 같이 지내게 되는 교생 선생님에게는 쉽게 마음 터놓고 질문이나 얘기들을 하고, 밥 같이 먹어요! 매점 같이 가요! 라며 우스갯소리도 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가 몇 년이라는 시간을 마주해야 할 담임 선생님이라면 전미협은 제 교생선생님 쯤 된다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공감할 만한 비유는 아닌 것 같아 이 표현이 맞나 조금 걱정은 되지만 마침 전미협 직원분들을 부르는 호칭도 선생님, 샘(?), 쌤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저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엄청 활발하지도 않고 무뚝뚝한 성격 탓에 마냥 밝고 살갑게만은 대하지 못했지만, 엄청 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서라도 늦게나마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전해봅니다. 진로 얘기나 일상 얘기 등등 나누었던 모든 대화 내용은 하나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몇 년은 더 살아본 어른으로서, 같은 여자로서, 저의 전공과 연계된 일을 현재 하고 있는 선배로서 다 도움이 되는 말씀들이었고 저 자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셔서 감사했고 지난 5주가 소중했습니다.
또 미디어나 미디어센터에 대한 인식도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요즘 미디어라 하면 사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이들이 추구하는 바 중 가장 크게 차지하는 부분이 광고 즉 단순한 이익 추구라고 생각하면서, 과연 이들의 발달이 미디어의 순기능을 잘 이끌어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미디어가 사람들이 경제적 이익을 얻게끔 하는 도구로 전락하진 않았나, 경제적 이익이 아닌 공익이나 특정 가치 추구를 위해 미디어가 이용되는 직접적인 사례가 과연 있을까 싶었는데 미디어센터를 찾아보며 위에 언급했던 걱정들이 조금은 사그라들었습니다. 연령이나 계층의 제한 없이 미디어교육이나 콘텐츠 제작, 마을 상영회 등의 활동을 지원하는 미디어센터들이 전국구에 있다는 것을 전미협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전국 각 지역에 있는 미디어센터의 구성원분들이 해당 지역의 미디어 사업 활성화를 위해 모두 머리를 싸매고 깊게 고민하고 있고, 이 고민을 같이 해결해 나가며 미디어분야의 활동 영역이 확장될 수 있구나를 배우게 됐습니다. 대형, 1인 미디어가 넘쳐나는 현 상황에서, 지역/마을 미디어 사업을 지원하는 미디어센터의 존재 가치를 그 어떤 미디어 관련 기업만큼이나 감히 높게 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미협과 나의 진로의 연계
1) 미디어 그리고 공동체
미디어와 공동체 이 두 단어를 전미협의 핵심 키워드라 생각합니다. 미디어 관련 사업을 지원하며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교류와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는 이 곳에 있는 동안, 나는 과연 앞으로 어떤 목적으로 운영되는 단체의 일원이 되고 싶은 것일까 고민했습니다. 아직 어떤 직업을 갖겠다거나, 목표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디어 전공생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애정 또한 큽니다. 특정 직업에 대한 선망같은 것은 없지만 미디어를 연구하고, 이를 통해 공동체의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 제가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입니다. 앞서 말한 미디어는 신문이 될 수도, TV가 될 수도, 잡지나 라디오가 될 수도 있겠죠? 어떤 특정 매체가 됐건, 그 창구를 통해 쉼 없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미디어를 통해 봅니다. 동네 근처의 이야기도, 가까운 친구들의 이야기도 또는 먼 반대편 나라의 소식도요. 어쩌면 직접 눈으로 본 세상은 지극히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갈팡질팡 했었던 상태에서, 5주간의 근무를 통해 미디어에 대한 저의 관심과 애정이 결코 작지 않다는 걸 느꼈고 꼭 미디어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는 곳에 몸 담고 싶다는 확신이 생기게 됐습니다.
2) 전미협이 나에게 남겨준 것
잃은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얻은 것이 너무 많아 과부화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당장 눈 앞에 있는 중간/기말고사, 과제에 치여 살던 학교 생활 그리고 매일 있는 아르바이트. 늘 똑같은 일상을 보내면서 나 자신에 대해 되돌아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시간이 없었다는 것은 핑계고, 돌이켜 볼 자신이 없었다는 말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현실을 마주하기가 조금은 무서웠습니다. 남들은 1학년 때부터 꾸준한 학점 관리에, 대외 활동에, 각종 공모전 등등 확실하게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고 그걸 위해서 살아왔을 텐데.. 나의 지난 몇 년간은 내 미래를 위해 보냈던 시간이나 활동들이 있었나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사무국 선생님들에게 진로가 무엇이냐, 어떤 업무를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머리가 멍했습니다. 당장 오늘 하루 해야 할 일들만 해 나가기 바빴고, 나중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당장의 학교 생활이 끝나면 진짜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인턴 경험은 직무 경험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나’에 대해 스스로 알아가는 중요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5주간의 시간 동안 저는 그 동안 한 번도 자세히 돌이켜 본 적 없던 저 자신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업무의 양이 많다거나 강도가 셌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어떤 업무를 맡는 것이 좋고 싫었다 라는 것 보다는 내가 어떠한 상황을 싫어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어떤 화법을 쓰는 편이고, 업무가 한 가지가 아닐 땐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는 편이고, 어떤 것에 좀 더 흥미가 있었는지 등등 내 자신의 사소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만은 없는, 중요한 정보를 하나 하나 알게 되고 자기 확신을 가지는 데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전미협 사무국에게 남기는 말
우선 너무 감사하다는 말부터 떠오릅니다. 아무 것도 준비되어있지 않은 대학생 한 명에게 너무 많은 배려와 배부름 그리고 평소 전혀 할 수 없었던 제 자신에 대해 돌이켜 볼 수 있는 계기가 돼주셨습니다. 또 긴 기간 지켜본 것은 아니지만 권역별 간담회나, 선생님들의 대화 속에서나 공동체를 위한 미디어 사업/활동 등에 대해 진심으로 더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느껴졌습니다. 전미협이라는 단체에 대한 애정도 물론이고요. 영상에 대한 알찬 피드백과, 강도가 센 업무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아끼지 않고, 매일 웃으며 인사해주시는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따뜻한 5주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본인의 위치에서 열심히 힘 써주시는 선생님들을 보며, 저도 제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 큰 성공을 한다면, 그 첫 걸음은 전미협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널리 알릴 기회가 꼭 생겼으면 합니다. 앞이 캄캄하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던 미래의 길이 전미협에서의 5주라는 시간 동안 이제 5갈래 정도로 나눠진 듯 합니다. 처음 겪게 된 조직이 전미협이어서, 어떤 길을 선택해 어떤 곳을 가던 두려움 없이 씩씩하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힙합 음악에서 자주 나오는 영어 표현 중 하나로 “shout out to 사람 이름” 이 있다는 거 아시나요? 감사를 전하거나 존경을 표할 때 쓰이는 표현입니다. 이 표현이 쓰인 가사가 들어간 곡을 들을 때마다 언젠가 나는 ‘샤라웃 투 전미협’을 외칠 수 있는 기회가 오겠지 하고 마스크 속으로 미소 짓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는 국민대가 아닌 다른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겠지만, 전미협 사무국 선생님들과 저 모두가 미디어와 공동체 발전을 위해 힘쓰는 하나의 또 다른 공동체로 묶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